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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한 금융정보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중국, 맞불 놓는 미국: 미·중 패권 전쟁이 자본시장에 던지는 신호

by Gold Planner 2025.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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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메시지 요약

  •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며, 방어 전략이 우선이다.
  • 희토류공급망 재편 테마는 구조적 기회지만, 실적 기반 확인 필수
  • 중국 노출 기업에 대한 디스카운트 반영은 구조화되고 있다.
  • 지금은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다.

 

2025년 가을, 세계 경제는 다시 한 번 '미·중 패권 전쟁'이라는 거대한 리스크 앞에 서 있다. 그러나 이번 충돌은 단순한 무역 분쟁이나 관세 전쟁을 넘어서는 깊은 구조적 의미를 내포한다. 표면적으로는 중국이 전략적으로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미국이 이에 맞서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자본시장은 단기 충격과 장기 구조 변화 사이에서 복잡하게 요동치고 있다.

 

I. 미ㆍ중 패권 전쟁의 전환: 기술 패권에서 자원 패권으로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중국이 자국 내 희토류 자원의 수출 통제 강화를 선언하면서 촉발되었다. 전통적으로 무역 압박은 관세 인상 형태로 나타나곤 했지만, 중국은 이제 자원을 무기화함으로써 훨씬 더 전략적인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다.

희토류는 단순한 광물이 아니다. AI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첨단 자석, 군수 장비 등 현대 기술 문명의 핵심을 이루는 ‘산업 비타민’에 해당한다. 세계 희토류 정제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이를 수출통제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글로벌 기술 공급망에 있어 기초 자재의 급소를 찌르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특히 중국 정부는 "중국산 원소가 일정 비율(0.1% 이상) 포함되거나, 중국 기술을 사용하여 해외에서 제조한 경우" 외국 기업이라도 해당 품목을 제3국에 수출하려면 반드시 중국 상무부(MOFCOM)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용도를 세부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규정을  10월 9일에 발표하고 시행 중이다. 특히 희토류 원료ㆍ자석, 반도체·AI 장비 소재 등)과 관련 기술 수출에 즉시 적용된다. 실제로 외국에서 제조된 제품이나 부품이라도 중국산 희토류(원소 혹은 관련 소재)가 0.1% 이상 혼합, 사용된 경우 수출 허가 대상에 포함됐다. 추가적으로 군수·방위산업 목적이거나, 지정된 통제대상 기업이나 사용처의 경우 허가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이는 미국 기업이 제3국을 통해 우회하려 해도, 중국 기술의 그림자가 닿아 있다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II. 트럼프의 대응과 그 영향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전 제품에 100% 관세를 11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에 더해 "모든 중요 소프트웨어(critical software)"에 대한 미국의 수출 규제 신설도 같은 날 적용하겠다고 밝혔으며, 필요시 더 빠른 시점에도 시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 외에도 중국과 한국의 경주에서 예정된 APEC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음을 시사했고, 미국 연방 항공청은 미국행 중국 항공사 비행기의 러시아 영공 통과 금지, 미국 온라인 유통 플랫폼에는 금지된 중국산 전자제품 대량 삭제를 요구하는 등 부수적 맞대응 방안도 거론됐다.

이러한 조치가 시행되면 다음과 같은 영향이 예상된다.

  • 미국 내 물가 및 소비자: 중국산 제품 대다수가 생활용품, 전자, 의류 등이라 대규모 인플레이션 압력 및 소비재 가격 급등(특히 연말 쇼핑 시즌 영향이 큼)
  • 미국 기업: 공급망 단절, 비용 급등, 대체상품 수입 전환 과정에서 이익 악화 예상. 반도체·자동차·전기차 부품ㆍ소비재 기업 타격 큼
  • 글로벌 무역구조 변화: 중국 → 미국 직수출이 급감, 동남아 우회수출(차이나 플러스 원) 가속,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요구 증대
  • 중국 및 동아시아: 중국 내수 위축, 대미 수출 급감. 동남아·멕시코·중남미 수출기업 일부 반사이익
  • 금융시장: 단기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달러 강세, 원자재 가격 급등락 등 불안정 심화. 기업 실적 및 글로벌 경기 성장률 하향 조정 우려

시장 참여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정치적 발언보다 실질적 공급망 붕괴 가능성이다. 희토류의 대체 공급망을 단기간 내 구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이로 인한 산업 전반의 비용 상승과 생산 차질 가능성은 매우 현실적인 리스크이기 때문이다.

 

III. 자본시장에 미치는 파장: 단기 충격과 중기 구조변화

 

1. 단기 충격: 불확실성과 변동성의 확대

 

트럼프의 관세 발언이 있었던 다음 날, 미국 주식시장은 하루 만에 시가총액 기준으로 약 2조 달러가 증발했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 프리미엄을 반영하며 빠르게 리스크 회피 모드로 전환했고, VIX 변동성 지수는 오전 10시 22분을 지나며 20선을 상회했다.

기술 대형주 중에서도 AI, 반도체, 전기차 관련 종목은 희토류 공급망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선별적으로 조정을 받았고, 방산 업종은 공급망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수혜 가능성으로 일부 방어적인 흐름을 보였다.

채권시장에서는 High Yield 스프레드가 확대되며 신용시장 경색 우려가 제기됐고, 특히 중국 노출도가 높은 글로벌 기업들의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등 시장 전반이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 중기 구조 변화: 공급망 재편과 산업 구조 전환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호주, 캐나다, 미국 등지의 희토류 생산업체들이 대안 공급처로 주목받고 있으며, MP Materials, Lynas Rare Earths와 같은 기업들의 주가는 이미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이들의 생산 증대에는 최소 12~24개월의 시차가 존재하며, 현재의 주가 상승은 테마성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되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희토류를 재활용하거나 대체 소재를 개발하는 기술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 대부분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이며, 실질적인 수익 창출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이는 중국 이외 국가의 친환경ㆍ효율적 정제 능력은 아직 부족하고, 환경ㆍ인허가 등 규제로 상업화에 속도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호주, 유럽, 한국, 일본 등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중국이 아프리카 등에서 희토류 광산을 지속적으로 인수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반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CATL 등 중국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구조적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으며, AI 인프라, 풍력 발전 분야 등도 고성능 자석 및 냉각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상당하다. 그렇기에 3~5년 내 단기 대체는 불가능하며, 당분간(2020년대 후반) 전기차, AI, 풍력 분야의 공급 불안·가격 변동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3. 장기 패러다임 변화: 디커플링과 인플레이션 압력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서구와 중국 간 기술 및 산업 생태계의 디커플링(Decoupling)이 가속화되는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이중화를 추진하면서 제조 및 조달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고, 이는 구조적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정학적 블록 경제의 등장은 글로벌 효율성을 저하시키며, 기업들은 마진 압박과 재고 부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결국 시장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중국 노출도가 높은 기업에 디스카운트를 적용하고, 공급망 다변화에 성공한 기업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다.

 

IV. 투자 전략: 냉정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

 

1. 방어적 포트폴리오 중심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 국면에서는 먼저 다음과 같은 지표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 10Y-2Y 금리차: 역전 지속 시 경기침체 확률 상승
  • High Yield 스프레드: 200bp 초과 시 신용경색 경계
  • VIX: 25 이상 지속 시 현금 비중 추가 확대
  • 중국 CDS 프리미엄: 급등 시 신흥국 전반 자본 유출 우려
  • 한국 원/달러 환율: 1,450원 돌파 시 외국인 매도 심화 가능성

 

그러한 경계 속에서 현금 비중을 20~30%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다음과 같은 종목을 회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중국 매출 비중이 30% 이상인 글로벌 테크 기업
  • 희토류 공급망 대응 계획이 없는 EV 및 배터리 제조사
  • 중국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제조업체

안전자산으로는 미국 국채 장기물, 금ㆍ은과 같은 실물자산, 그리고 경기 방어 섹터인 유틸리티필수소비재 등이 유효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

 

2. 선별적 기회: 테마 과열을 경계하되, 구조적 승자 후보는 추적

 

희토류 관련 종목은 단기 급등 이후 조정을 받을 수 있으므로, 현재 주가가 실적 전망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 MP Materials: P/E 배수와 52주 고점 대비 위치 확인
  • Lynas: Free Cash Flow 전환 시점 및 생산 확대 계획 신뢰도 검토

실적이 없는 테마성 소형주는 유동성 리스크와 펀더멘털 검증 부재로 중장기 투자에는 부적합할 수 있다.

 

V. 한국 시장에 미치는 함의

 

한국 증시 역시 이번 미ㆍ중 갈등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대기업은 미국과 중국 양측 모두에 주요 고객 기반을 두고 있어, 양방향 압박에 놓여 있다.

2차전지 산업 역시 핵심 원료의 조달 안정성 문제가 부각될 수 있으며, 완성차 부품 공급사들도 글로벌 OEM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수주 감소에 직면할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약세가 가속화되면 단기 외국인 자금 유출 및 전체 금융자산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며, 실물경제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일정 수준의 원화 약세는 수출경쟁력 개선 효과도 있으나 장기적 국가신용 프리미엄 상승(외평채 CDS 상승), 평판 리스크로 이어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될 수 있다. 이는 코스닥과 같은 신흥시장 지수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VI. 결론: 지금은 냉정한 방어 전략이 필요한 시간

 

이번 미중 갈등은 단기 뉴스 이슈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기술과 자원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자본시장에 구조적 재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테마주 급등에 휘둘리기보다는, 현금 비중 확대, 리스크 분산, 거시 지표 모니터링을 통해 방어적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희토류 관련주는 분명 중장기적으로 기회 요인이 될 수 있으나, 현재의 급등 흐름은 실적이 아닌 기대감에 기댄 것이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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